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대, 기업의 탄소 배출량 관리는 어떻게 시작될까요?
우리 회사의 '탄소 발자국', 어떻게 측정하고 보고해야 할까?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국내 수출 기업들에게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전환기간에 이미 돌입했으며, 이제 기업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CBAM 대응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매년 발간하는 ESG 보고서에 기재할 우리 회사의 탄소 배출량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이런 고민, 한 번쯤 해보셨나요? 모든 탄소 관리의 출발점은 바로 우리 기업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기준은 바로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이며, 이 프로토콜은 기업의 배출 활동을 세 가지 범주(Scope)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합니다. Scope 1, 2, 3으로 구분되는 이 세 가지 범주를 이해하는 것이 탄소 배출량 산정의 첫걸음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각 Scope별 탄소 배출량을 기업이 실제로 어떻게 수집하고 산정하는지에 대해 핵심적인 방법론을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직접 배출량(Scope 1) 산정법
Scope 1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직접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업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탄소 발자국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 운영을 위해 가동하는 보일러나 용광로에서 사용되는 연료의 연소 과정, 회사 소유의 차량이 내뿜는 배기가스, 그리고 특정 화학 공정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가스 등이 모두 Scope 1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Scope 1 배출량은 어떻게 산정할까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기업의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수집 및 산정 방법
데이터 수집 먼저 배출 활동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천연가스, 경유, 석탄 등 사용한 연료의 종류와 구매량(청구서, 구매 기록 확인), 사내 차량의 주행거리나 연료 소비량(차량 운행일지), 생산 공정 로그 등이 포함됩니다.
산정 공식 적용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출량을 계산합니다. 기본적인 산정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배출량 = 활동 데이터(예: 연료 소비량) × 배출계수
이때 ‘배출계수’는 특정 활동 단위당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의미하며,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미국 EPA나 영국 DEFRA 등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천연가스 1단위를 연소했을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이에 해당합니다.
한편, 대규모 배출 시설을 운영하는 발전소,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에서는 굴뚝 등에 '연속 배출 모니터링 시스템(CEMS, Continuous Emission Monitoring Systems)'을 설치하여 실시간으로 배출 가스의 농도와 유량을 직접 측정하기도 합니다. 이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지만 초기 투자 및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소요됩니다.
보이지 않는 배출원, 간접 배출량(Scope 2) 산정법
Scope 2는 기업이 외부로부터 구매하여 사용하는 에너지(전기, 증기, 냉난방 등)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을 의미합니다. 배출이 기업의 사업장 경계 밖(예: 발전소)에서 일어나지만, 해당 에너지를 소비하는 주체는 기업이므로 그 책임이 귀속되는 것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가장 흔하게 접하는 Scope 2 배출원은 바로 한국전력공사 등으로부터 구매하는 '전기'입니다.
Scope 2 배출량 산정은 Scope 1보다 간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수집
가장 핵심적인 데이터는 에너지 사용량이며, 이는 주로 매월 받는 전기요금 고지서나 증기 구매 계약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정 방식의 선택
GHG 프로토콜은 Scope 2 배출량 산정을 위해 두 가지 방식 모두의 사용을 권장합니다.
Location-based (지역 기반) 방식
이 방식은 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전력망 평균 배출계수를 사용합니다. 즉, 해당 지역의 전력망이 원자력, 석탄, 가스, 신재생에너지 등 어떤 에너지원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평균적인 값을 일괄 적용하는 것입니다. 계산이 단순하고 비교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Market-based (시장 기반) 방식
이 방식은 기업이 실제로 구매한 전력 상품의 특성을 반영합니다. 만약 기업이 특정 전력 공급업체와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하는 계약(PPA, REC 구매 등)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에 명시된 배출계수(이 경우 '0'에 가까움)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능동적인 탄소 감축 노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최근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탄소 배출 프로필도 이와 유사합니다. 예를 들어, Scope 2 배출량 산정 시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유분 문제라도 계절마다 다르게 반응했어요.”
라는 경험처럼, 기업의 동일한 에너지 소비량이라도 지역별 전력망 특성(Location-based)과 실제 구매 계약(Market-based)에 따라 배출량이라는 결과값이 다르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장 광범위하고 복잡한 기타 간접 배출량(Scope 3)의 이해
Scope 3는 Scope 1과 Scope 2를 제외한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반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타 간접 배출’을 포괄합니다. 이는 원료의 채굴 및 운송부터 시작해, 제품의 생산, 유통, 사용, 그리고 폐기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포함합니다. Scope 3는 통상적으로 기업의 총배출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산정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Scope 3의 주요 범주에는 다음과 같은 활동들이 포함됩니다.
- 구매한 제품 및 서비스 (원자재, 부품 등)
- 자본재 (기계, 설비, 건물 등)
- 출장 및 임직원 출퇴근
- 상하류 운송 및 유통
-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 판매한 제품의 사용 및 폐기
이처럼 Scope 3는 기업의 직접적인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협력업체, 물류사, 고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활동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공급망 전체에 걸친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탄소 관리,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
탄소 배출량 관리, 특히 Scope 3까지 확장하면 그 복잡성은 민감한 피부를 관리하는 것과 비견될 수 있습니다. 공급망의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전체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한 화장품 기업의 ESG 담당자는 자사의 탄소 관리 시스템 도입 경험을 다음과 같이 재치있게 표현했습니다.
“★★★★★ – 자극 없음, 촉촉함 유지, 무향이라 더 좋았어요.”
이는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핵심을 짚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탄소 관리 시스템은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자극 없이' 매끄럽게 통합되어야 하며,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촉촉한'(풍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복잡함 없이 '무향'처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CBAM과 같은 글로벌 규제와 투자자들의 ESG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Scope 1, 2, 3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적인 투자입니다.
#직접배출량 #간접배출량 #탄소데이터수집 #탄소추정방법 #배출량측정 #기업ESG보고 #탄소배출관리 #Scope123 #GHG프로토콜
기업의 탄소 배출량 관리는 단순한 수치 산정을 넘어 CBAM 등 국제 규제에 대응하고,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기반이 됩니다. GHG 프로토콜을 활용한 Scope 1, 2, 3의 정량적 관리체계를 통해 기업은 객관성과 신뢰성을 갖춘 ESG보고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배출량 관리체계 구축과 관련된 세부 안내는 (주)비케이에스엔피에 문의 주세요.
